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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도시의 숨은이야기들[활판공방,백년의 명촉]

아빌라 데레사 2012. 7. 18. 18:17

 

 

 

 



출판도시활판공방이 지난 2011년 11월 15일 출판도시문화재단(이사장 이기웅)이 주최한 출판도시활판공방 개관식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참석자 모두가 참여하는 테이프커팅식으로 시작된 개관식은 임옥상 작가의 한국근대출판 기념 조각 ‘백년의 명촉’ 제막식, 고우 작곡가의 북시티에서 부르는 노래 ‘바다, 파도, 파열’ 발표 행사를 통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한층 끌어올렸다. 인쇄기와 활자형상을 통해 근대출판 백년의 역사를 표현한 임옥상 작가는 백년의 명촉을 설명하는 글에서 “문자는 인쇄기술이 발명, 발전하면서 비로소 그의 내일이 기약된다. 사유물로 전락할 수도 있었던 특정 집단의 전유물에서 만인을 위한 만인의 것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인쇄(출판)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문자의 탄생이라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근대 출판의 효시인 소년지에 발표된 육당 최남선 선생의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바다, 파도, 파열’로 재탄생시킨 고우 작곡가는 곡에 대해 “이 작품은 거대한 대양 건너 일본과 서구 세계의 문물 속에 피어나는 육당의 혼돈과 희망을, 세계 각지의 파도 소리를 묘사하는 다양한 언어들과 혼합하여 악상을 떠올렸다.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거대한 바다와 이의 근원적인 힘인 파도, 이로 인해 비롯되는 역사의 강력한 균열과 파열은 지금도 진행형이며, 그 음악은 그에 호흡을 함께 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기웅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은 “파주출판도시가 단순히 출판사가 모여있는 곳에 머물지 않고 기억의 가치가 융화되는 공간이 되고 프로그램이 있는 박물관 도시로 나가는데 활판공방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아날로그의 가치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는 공간으로서의 활판공방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1000억원 규모 인쇄박물관 건설 필요
홍우동 대한인쇄문화협회 회장은 “인쇄인을 대표해서 이기웅 이사장과 활판공방 관계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밝힌 후 “독일은 직지가 2001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등재되기 전까지 구텐베르크박물관을 통해 인쇄종주국으로 군림하며 관광상품으로 널리 이용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구텐베르크박물관에 상응하는 인쇄박물관 건립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에는 1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국회를 비롯한 관계 당국의 관심과 투자협조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행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활판공방에서 공방기능인들에 의해 시연되는 활판인쇄를 실제로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디지털 시대 새로운 활판인쇄 전통 복원
출판도시 활판공방은 우리 근대출판의 발전에 소임을 다했던 활판인쇄에 관한 자료를 정리, 그 실상과 문화·산업적 기능을 유존케 하면서 출판, 교육, 학술 등의 다각적인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라진 활판인쇄의 전통을 계승하여 복원하고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종이책의 세계를 시도하는 것으로 팩토리형 공간을 연출하여 출판, 디자인, 인쇄 관련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유익한 체험의 장소가 된다. 활판공방에서는 주로 문학인의 시선집을 수제 한정본으로 발행하거나 전시사업을 통해 보다 많은 전문가들과 일반인에게 활판세계를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사업, 한지에 활판인쇄를 한 후 전통제책방식으로 고서의 영인본 등을 제작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활판공정 작업 순서
자모조각(원도제작, 원자판 제작, 자모 조각) : 자모를 조각하려면 먼저 필요한 글자와 서체를 선택, 종이에 설계 제도하여 원도를 제작한다. 이 원도로써 아연판을 부식시켜 원자판을 만들고 이것을 조각기에 걸어 스케일을 조정하여 자모를 조각한다.
활자주자 : 활자 외에 활자와 같이 사용하는 것으로 판면을 구성하는 구두점이나 여러 가지 기호로 쓰이는 약물과 윤곽, 경계선 또는 장식 등에 사용하는 괘선, 그리고 문장의 경계와 단락 등에 사용하는 오너먼트, 큰 괄호 역할을 하는 브레이스 등이 있다. 또한 활자를 임의의 위치로 배치하면 낱말 사이와 행간에 공백을 두어야 하는데, 이와 같이 공백을 두기 위한 재료를 통틀어 공목이라 한다. 공목에는 분공목, 배공목, 저스, 퍼니쳐, 인테르의 다섯 가지가 있다. 주자된 활자(한글, 영문, 한자), 부호 등은 활자케이스에 담아 케이스대에 보관한다.
문선 : 원고에 따라 문선 상자에 활자를 뽑아 모으는 작업이다.
조판 : 문선한 활자를 원고에 지정된 대로 판을 짜는 작업을 말한다. 조판방법은 원고를 보아 가면서 스틱에 활자를 배열하는데 스틱에 활자가 차면 게라에 옮기고 다시 식자하여 간다. 이와 같이 되풀이하여 한 페이지의 판이 완성되면 조판 실로 판을 묶는다.
교정 : 문장을 평이하게 고치거나, 오자가 있거나, 판면 또는 체제가 통일되어 있지 않을 때 이를 바로잡기 위해 원고와 대조하여 정정하는 작업을 말한다.
인쇄 : 교정까지 끝난 활자판(조판)을 활판 인쇄기에 걸어서 인쇄를 한다.
해판 : 재사용하기 위하여 인쇄가 끝난 활자판을 분해하여 활자와 공목, 그 밖의 것을 분류하는 작업이다. 한글과 한문, 서체, 크기별로 나누어 문선 상자에 넣어두고 약물과 공목은 제자리로 보낸다.
복제판 : 활자판과 그 밖의 블록판 종류의 원판에서 지형, 연판, 전기판, 플라스틱판 등을 복제(재판)하는 것을 말한다. 복제판의 목적은 인쇄 능률의 증대와 원판의 보존, 그리고 같은 원판을 여러 판으로 제판할 경우에 시간과 수고를 덜거나 판의 모양을 적당히 변경시키는 데에 있다. 지형을 뜨고 거기에 연판용 납 합금을 부어 연판을 주자한다.
지형 : 활판원판에 매트재를 놓고 압력기로 강압한 연판 주자용으로 특수용지에 오목형 본을 뜬다.
제책 : 인쇄된 종이를 순서에 따라 모아서 읽기 쉽게 책으로 엮는다.